대한민국의 정치는 여의도에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여의도 국회의 한복판에서 실질적으로 정책을 다듬고 입법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바로 국회의원의 '보좌진'입니다. 그중에서도 '국회의원 비서관'이라는 직책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직업, 이름은 익숙한 듯하지만 정작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되는 건지', '연봉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오늘은 이 국회의원 비서관이라는 직업을 누구보다 쉽게, 누구보다 깊이 있게 알아보려 합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이란?
국회의원 비서관은 국회의원의 입법·정책·정무·홍보·행정 등 전반적인 의정 활동을 돕는 별정직 공무원입니다. 공무원 신분이긴 하지만 행정부 소속이 아닌, 국회의원실 소속으로 개별 의원의 업무 보좌를 전담합니다. 흔히 '보좌진'이라고 부르는 인력군 중 6~9급을 일컫는 명칭으로,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단순한 '비서'와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국회의원 1명당 총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으며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4급 보좌관 2명
- 5급 선임 비서관 2명
- 6~9급 비서관 각 1명
- 인턴 1명
국회의원 비서관은 무슨 일을 하나요?
직급에 따라 업무는 다소 다르지만, 모든 비서관은 단순 심부름이 아닌 정책의 최전선에서 뛰는 실무자입니다.
6급 비서관
- 입법 초안 검토, 상임위 자료 준비, 질의서 작성, 법안 비교 분석 등의 정책 실무 담당
- 5급 선임비서관이나 4급 보좌관의 업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
7급 비서관 (수행비서)
- 국회의원의 일정을 수행하며 차량 운전, 외부 행사 동행 등 대외 일정 관리
- 일종의 '보좌관+운전기사+경호원' 역할을 하며,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음
8~9급 비서관
- 행정비서, 회계담당자 역할로 의원실 운영의 허리를 담당
- 전화응대, 후원회 회계 정리, 일정 공유, 우편물 처리, 방문객 응대 등 전방위 행정 업무 수행
- 회계책임자로 선관위에 등록되는 경우도 많아 신뢰성과 정직함이 필수
국회의원 비서관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국회에서 일한다'고 하면 굉장히 많이 받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현실은 직급별로 차이가 꽤 큽니다.
최근 기준 실 연봉 및 월급 (2024년 기준 추정)
- 6급 비서관: 연 5,600만 원 (월 약 460만 원)
- 7급 비서관: 연 4,800만 원 (월 약 400만 원)
- 8급 비서관: 연 4,200만 원 (월 약 350만 원)
- 9급 비서관: 연 3,800만 원 (월 약 320만 원)
또한 10년 이상 재직 시 공무원연금 수급 자격도 주어지며, 최근 연금법 개정으로 연금 수급 기준이 점차 완화되고 있어 미래 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는 편입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이 되는 방법은?
1. 공채가 아닌 수시채용
국회의원 비서관은 정기 공채가 없습니다. 의원실에서 결원이 생기면 수시로 채용을 진행하며, 보통 국회 홈페이지(assembly.go.kr)나 의원실 채용게시판에 공고가 올라옵니다.
2. 인턴부터 시작하는 루트
대부분 국회의원실 인턴 → 9급 비서관 → 8급 이상 순으로 승진합니다. 인턴은 소위 ‘금턴’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며, 정당 인맥이나 추천이 있으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3. 관련 학과 전공자 우대
정치외교학과, 행정학과, 법학과, 사회과학 계열 전공자들이 많으며, 상임위와 연관된 전문성을 갖추면 유리합니다. 예: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은 간호사나 의학 전공자 출신 비서관을 선호할 수 있음.
4. 보좌진 양성 교육 수료자 우대
국회 실무 출신들이 직접 교육하는 보좌진 양성과정이 있으며, 수료자들 중 국회 채용 사례가 꾸준히 나옵니다.
5. 정당 활동, 선거캠프 경험자 유리
국회의원은 대부분 본인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원을 인턴이나 비서관으로 채용합니다. 따라서 선거운동이나 정당 실무 경험이 큰 무기입니다.
실제 Q&A
Q. 대학생인데 국회 인턴은 어떻게 지원하나요?
A. 국회의원실에 직접 지원하거나, 각 정당의 청년 조직 또는 대학 동아리를 통해 연계를 시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전 연락 없이 이메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는 '돌격 지원'도 일부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의 현실적인 삶은?
- 정시 퇴근? 거의 불가능
- 야근, 주말근무? 비정기적이지만 자주 있음
- 휴가 사용? 눈치 많이 보임
- 고용 안정성? 의원이 낙선하면 본인도 퇴사
- 정치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음
- 정책과 입법을 실무로 체험할 수 있음
- 공공기관, 정당, 언론사 등으로의 커리어 확장성 뛰어남
마무리: 국회의원 비서관, 도전할 가치가 있을까?
물론 쉽지 않은 길입니다. 고된 일정, 불확실한 미래, 높은 경쟁률이 기다리고 있지만, 공직자로서의 자부심과 정치라는 무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 직업은 '누굴 돕는다'기보다는 '정책을 만든다'는 책임감과 성취감이 있습니다. 만약 사회를 바꾸고 싶은 열정이 있고, 정치에 관심이 많고, 실무를 통해 정책을 만들고 싶다면, 국회의원 비서관은 분명 당신의 잠재력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도전입니다.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다음 페이지는 여러분의 손끝에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